"아니~ 그걸 왜 들어가요?", "아니~ 그러면 안되지.". 리그오브레전드(롤)라고 하는 게임에 등장하는 용어인 '아니시에이팅'은 '아니'와 '이니시에이팅(Initiatiing)'의 합성어다.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다른 유저가 '아니'라는 말로 팀 내 싸움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내가 갑자기 이 단어를 떠올린 이유는 우리도 '아니'로 시작하는 말을 수시로 하기 때문이다. "아니~ 왜 내가 사면 떨어져?", "아니~ 왜 내가 팔자마자 올라가는데?", "아니~ 그걸 왜 샀어요 과장님?". 많이 해보거나 들어본 말 아닌가? 주식을 하면서 종종 하거나 듣게되는 말들이다. 아니, 왜 떨어지는지 왜 오르는지 왜 샀는지도 모르면서 주식을 해?
내가 주식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수없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패의 기준이 손실 금액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나보다 월등한 실패자들이 시장에 널리고 널렸을 것이다. 그러나 난 실패의 기준이 손실 금액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목표한 기간 내 수익률이 있을 것이고 이를 달성하지 못해도 실패가 될 수 있다. 또는 내가 예상한 주가 흐름이 있어 투자를 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가도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들어왔는데 돈을 못 벌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또한 주식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아직 모르는게 많기 때문에 실패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 발을 담근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이런 얘기를 한다. "아니, 왜 떨어지지?". 적어도 주식투자를 하면서 주식이 왜 떨어지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전 포스팅의 환율에 대한 이야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환율과 주식은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다. 다만 어느것이 선행하고 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실 시장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는 현상이지만 분명히 환율과 주가의 추세를 그래프로 그린다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교차하는 그래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글들은 나 스스로 아니시에이팅을 하지 않기 위해 다시 한 번 공부를 하고 그것을 몸에 익혀두기 위한 연습이 될 것이고, 누군가가 이 글들을 보고 비슷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굳이 개인 메모장이 아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최소한 시장에서 '아니시에이팅'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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